스페인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 투어 Part2. 800년을 빛내던 이슬람문화의 숨결

스페인 그라나다는 사랑이었습니다. 이전 포스팅에 이어서 오늘도 알함브라 궁전 투어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알함브라란 이름은 ‘붉은 성珹’을 의미하는 아랍어 ‘알 함라(al-hamer)’에서 온 것으로, 붉은 철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흙으로 만든 벽돌을 사용해 성벽을 지어 붉게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색깔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알함브라 궁전은 14세기에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되었는데 이슬람 양식과 무어 양식, 르네상스 양식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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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알함브라 궁전 II 목차

1. 벨라(Vela)탑
2. 나스르 궁전
3. 메수아르의 방
4. 대사의 방
5. 아라야네스 중정

그라나다는 스페인 최후의 이슬람 왕국이 있었던 곳으로, 그들의 마지막 왕궁이 바로 알함브라 궁전입니다. 무하마드 1세가 다져놓은 알함브라를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시킨 이는 1333년 왕자에 오른 유스프 1세입니다. 왕국 창시자 못지않게 덕을 지는 그는 외모도 학식도 뛰어나서 백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왕이였다고 합니다. 감성 또한 풍부했던 그는 마지막을 예견한 듯 궁전 구석구석을 우아함과 섬세함으로 채웠습니다. 그 이후 에도 부속 건물과 일부 시설을 짓는 작업이 꾸준히 진행 되어 왕조가 멸망하기 직전의 15세기 후반까지 알함브라 궁전은 계속 확장 되었습니다. 알함브라 구조를 보면, 도시를 방어하기 위한 요새인 알카사바가 제일 먼저 건설되었고, 흔히 알람브라 궁전이라 불리는 나스르 궁전이 이어서 윤곽을 들어냅니다.

벨라(Vela)탑
가는 길

그 다음 술탄들의 여름 별궁인 헤넬라리페가 지어졌고, 그라나다 왕국이 멸망한 다음 카를로스 5세 궁전이 나스르 궁전 옆에 지어졌습니다. 처음부터 작은 도시로 건설 된 곳이었기 때문에 궁전 주변에 메디나(Medina)라고 하는 귀족들의 거주 지역도 있었지만, 현재는 건물터만 남아있습니다.

벨라탑-Vela-가는길-숲길

알함브라 궁전 벨라 탑으로 가는 길 너무나 아름다운 숲길을 거닐어봅니다. 결혼 9년차 부부의 스페인여행.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은 생각을 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순간들이 감사하게 느껴졌던 스페인 여행입니다.

무어인들이 남긴 최고이 걸작 알함브라 궁전은 발길이 닿는 곳마다 감동이었습니다. 새소리가 어우리진 숲길과 나뭇잎 사이로 가느다란 빛줄기까지 여행자에게 주는 선물 같습니다.

벨라(Vela)탑

무함마드 1세는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고 웅장한 궁정을 짓고 싶어했다고 합니다. 그라나다 주민들에게 나스르 왕조가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외부에 군사적인 힘을 과시하기 위해서 이기도 합니다. 가장 먼저 건설 한 것은 알함브라 궁전 서쪽 끝에 있는 벨라(Vela)탑입니다. 저희도 가장 먼저 벨라 탑으로 향했습니다.

아르마스 광장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알카사바에서 가장 높은 탑이 보입니다. 그라나다 시내와 알바이신 지구는 물론 시에라네바다 산맥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 탑은 넒은 시야를 확보할 수있어 사방으로부터 침입하는 적을 조기에 발련할 수 있는 곳이니, 최적의 감시탑 이기도 했습니다.

벨라 탑에 올라오면 이곳이 왜 감시 탑으로 최적의 장소였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어느 곳에 서 있어도 그라나다의 모든 곳이 훤히 보였습니다. 뒤쪽으로 내려다보이는 곳은 아르마스 광장과 탑 그리고 군인들의 구역입니다.

벨라탑에서 바라본 알바이신 지구 풍경

벨라 탑에서
내려다 본 그라나다 시내,
알바이신 지구

이곳에서 바라보는 알바이신 지구와 그라나다 시내까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벨라 탑에서는 알바이신 지구의 햐안 집들과좁은 골목까지 다 볼 수 있었습니다. 알바이신 지구는 알함브라 북쪽 언덕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은 이슬람교도들이 처음 모여 살던 곳으로 무어인의 흔적을 가장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옛 영광을 뒤로하고 한동안 낙후된 지역으로 방치되기도 했었지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된 후 지속적인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벨라 탑에는 유럽연합 기와 스페인 국기, 안달루시아 주州 기와 그라나다 市기가 나란히 펄럭이고 있습니다. 바로 이 자리가 그라나다를 함락시키고 난 직후에 페르난도 2세와 이사벨 1세를 상징하는 기가 걸렸던 자리라고 합니다.

역사적인 장소였던 이곳 벨라 탑에서 사진을 남겨봅니다. 고프로 광각으로 담은 영상도 있지만, 너무 흔들려서 캡처 사진으로 분위기를 담아봅니다.

고프로 캡처사진으로 알바이신지구와 그라나다 구시가지 전경

이곳에 종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라나다가 함락될 때 이사벨 1세가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기독교를 상징하는 종을 달아 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스페인어로 Vela는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밤에도 적의 침입을 감시하기 위해 순찰을 돌았다는 의미에서 ‘야경, 야경순찰’ 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라는 의미의 뜻도 있다고 합니다.

이 종탑의 종은 과거에 그라나다 사람들에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시계가 없던 시절에 농사를 하거나 가축을 기르는 이들에게 시간을 알려주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종을 치는 역할은 참전했다가 부상당한 상이용사들이 맡았고, 마지막 종탑지기는 상이용사의 부인이었던 엔카나시온 라벨레라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종탑지기를 따로 두지는 않고 있었습니다. 알바이신 지구와 그라나다 시내 반대편에서 바라본 전망도 시원하니 좋았습니다. 벨라 탑에서 내려와 저희는 바로 나스르 궁전으로 향했습니다.

밸라탑 위에 있는 종탑

알함브라 궁전은 이슬람양식과 무어 양식, 르네상스 양식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나스르 궁전은 알함브라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알함브라 궁전의 핵심이자 전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이슬람 건축의 진수를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알함브라 궁전의
핵심 공간
나스르 궁전

나스르왕조 지배자들의 집무실이자 왕실의 가족의 생활공간이 이었던 나스르 궁전은 그라나다를 찾는 수많은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자, 이곳을 보기 위해 알함브라 궁전을 방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이슬람 건축의 특징과 장점이 집약된 방들을 보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메수아르의 방
Sala del Mexuar

아줄레호(Azulejo)라고 불리는 이슬람식 타일은 화려하면서도 다양한 형태의 도형을 섞어 넣은 모습입니다. 모양은 물론 색상 배합이 수려하여 보이는 곳마다 계속 눈길을 끕니다. 나스르 궁전에 입장하면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메수아르 방입니다. 왕이 신하들을 만나 국정을 의논하는 곳이었고, 훗날 코마레스 궁과 사자의 궁이 만들어 지면서 이곳은 간단하게 판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재판하는 곳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슬람 왕조가 무너진 뒤에는 기독교들에게 의해 예배당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메수아르의 방은 처음 만들어질 때의 모습에서 많이 변형된 모습이라고 합니다. 입장하고 첫 공간이라 메수아르의 방은 사진으로 많이 담지는 못했습니다. 

메수아르의방-Sala del Mexuar

이슬람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사의 방

대사의 방은 각국에서 파견된 외교사절단을 영접하는 곳이었습니다. 외국 사절에게 왕궁의 존엄과 자신의 위엄을 과시하고자 특별히 화려하게 장식했다고 합니다. 나스르 궁전에서 가장 호화로운 공간인 것 같습니다. 아라베스크 양식의 조각으로 가득차 있는 천장을 보니 입이 떡 벌어집니다. 정말 섬세하고 정밀하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대사의 방 천장은 23미터 높이로 8천 개의 삼나무 조각으로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천장 문양은 이슬람의 일곱 개 천계를 상징합니다. 이것은 우주의 축소판이고 왕이 그것을 통제한다는 강한 메시지가 숨어져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나스르 궁전의 모든 곳이 다 아름답게 되어 있지만, 특히 이 방은 유난히 더 크고 화려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나스르궁전-대사의 방

왕은 자연광이 강렬하게 비치는 창가를 등지고 앉아 대사가 왕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도록 연출하였고, 빛을 이용해 대사를 압박함으로써 그라나다 왕국의 건재함을 나타냈습니다. 대사의 방 벽에는 온통 아라베스크 무늬와 함께 아랍 문자로 장식 되어 있었습니다. 

정교한 회벽 세공은 오랜 세월이 흘러 그 색이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그 당시 이곳이 얼마나 화려하고 정교했을지 짐작이 가는 것 같습니다. 알함브라 궁전의 감동은 대사의방을 나와 아라야네스 중정으로 이어집니다. 코마레스 파사드의 왼쪽 문으로 들어가서 좌회전을 하면 나스르 궁의 중앙 정원 아라야네스 중정으로 이어집니다. 

아라야네스 중정 분수대 앞에서 찍은 알함브라궁전 티켓 사진

아라야네스 중정
Patio de los Arrayanes

쏟아지는 햇살과 사각형 뜰 가운데에 아라야네스 중정은 연못에 비친 모습마저 아름답게 보입니다. 알함브라 궁전에 있는 모든 연못과 분수는 단순한 장식용이 아니라, 주변 방으로 흘러들어 가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역할도 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이곳을 보고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연못의 풍경을 감상했습니다. 

연못 주변에는 나무가 심어져 있는데 아라야네스 나무라고 합니다. 아라야네스(Arrayanes)는 아랍어로 ‘향기롭다’, ’천국의 꽃나무’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연못 주변으로 이 나무가 심어져 있어서 아라야네스 중정이라 이름이 붙여졌다고합니다. 야네스는 우리말로는 도금양(은매화)라 합니다. 

아라야네스중정-Patio de los Arrayanes

잔잔한 연못에 비친 코마레스 탑의 이미지는 나스르 궁전을 대표하는 많은 이미지에 사용이 될 만큼 유명합니다. 인도의 타지마할이 이곳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전해질 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합니다. 코마레스 탑의 맞은편 건물로 가봤습니다. 남쪽에 있는 이 건물은 술탄의 사적 공간이며, 동쪽과 서쪽의 방(연못의 긴 방향 양쪽의 건물)들은 술탄의 부인들이 사용하던 건물입니다. 

여름에는 아래층을 겨울에는 위층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보는 내내 감동의 연속이었던 알함브라 궁전의 나스르 궁전은 소개해야 할 곳이 많아서 다음 포스팅에 이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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